2012년 1월 17일 화요일

망해버린 친구에게...

몇개월전 불현듯 친구에게 날라온 SOS 문자...
40년 동네친구이기에 급한데로 천만원을 구해서 보내줬다..
며칠 후...
그 친구는 잠시 빠진 도박으로 모든 것을 날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마음이 아팠다..
돈 때문이 아니라...
내게 급전을 요청했던 내용이 거짓이었다는 것에 가슴이 아팠다.

며칠 후 전화가 왔다...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며,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4개월만 기달려 달란다.
난...만나서 내용을 좀 듣고 쏘주라도 한잔하고 싶었지만..
너무 미안해하기에 다음으로 미루었다...

며칠 후 전화를 걸었다..
수신정지 되어있는 핸드폰...
불현듯...걱정이 앞섰다...
이자식이 무슨 엉뚱한 짓을 한 건 아닌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천만원 날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됐다..
친구가 죽고 싶을텐데..
그까짓 천만원이 무슨 소용이라고...
내 자신을 비웃게 만드는 옹졸한 생각..

오늘 친구놈의 바뀐 전화번호를 알게되었다..
몰래 카페 메일로 전화번호를 남긴 것이다..

난...천만원에 미련을 두었던 내 자신이 더욱 초라하게 보였다.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생각보다 밝은 친구의 목소리..
필리핀 애들과 힘든 노동을 견디고 있지만 외국어도 배우고,
일도 배우고, 돈도 모이기 시작하고...
하루가 정말 바쁘고, 순간순간이 아깝기만 하다는 녀석의 말..

내게 천만원은 다음달이면 갚을 수 있다는 그 놈의 말에
그게 끝이 아닐텐데라는 생각이 마음 깊숙히 가시처럼 파고들었다.

"쏘주한잔 하자.. 내가 그리로 갈께. 어디야?"
"돈 갚고 보자...내가 미안해서 너 얼굴을 볼 수 없다."

친구의 말에 내 자신이 갖었던 천만원의 미련이 더 부끄럽게 느껴졌다.
아침 7시부터 6시까지 노동에 시달리며 친구 빚을 먼저 갚겠다고
일하고 있는 그놈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요즘은 세상에 소중한게 너무 많다는 걸 느낀다...
 새로운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고....
 필리핀 애들에게 영어를 배울 줄 누가 알았냐...ㅎㅎㅎㅎ"

새옹지마라 했던가..
인생은 과정이지 결론이 아니라고..
누가 죽는 순간에 웃을 수 있는지는 지금 힘든 것과 아무 관계 없다라고..

다시한번 내 삶과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친구야...난..너의 친구가 되고 싶다..